WSJ, 가이트너 측근들 수개월째 보너스 문제 다뤄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의 보너스 지급에 비난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이 문제를 언제 알았는지 그 시점에 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가이트너 장관의 고위 보좌진들이 그가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이던 작년 가을부터 최근까지도 AIG의 보너스를 포함한 보수 문제를 다뤄왔다고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AIG 보너스 문제에 관한 가이트너 측근들의 개입 정도는 가이트너가 AIG의 1억6천500만달러에 달하는 보너스가 지급되기 전에 이 문제를 보다 빨리 알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새로운 의문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19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AIG의 보너스 지급에 관한 내용을 이달 10일 처음 알게 됐으며 이보다 더 일찍 알지 못했던 것이 문제가 된다면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보너스 지급 기일인 15일 보다 불과 며칠 전에 알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문에 따르면 가이트너 장관은 뉴욕연준 총재이던 지난 9월 정부가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할 때 그 중심에 있었다.

에드워드 리디가 AIG의 최고경영자를 맡으면서 회사가 보수 지급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외부 자문가를 고용했을 때 뉴욕연준의 최고 은행 감독자였던 새라 댈그런은 AIG의 정부 감독을 이끄는 책임자 역할을 했고 그는 다른 연준 관계자들과 함께 AIG 이사회와 보상위원회 회의에 수시로 참여했다.

11월초에는 연준 관계자 및 외부 회계감사업체, AIG 관계자들이 보상위원회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파이낸셜 프로덕트 사업부의 보너스 지급계획 문제를 점검했고 위원회는 이 보너스가 정부 지원이 이뤄지기 전에 계약이 체결돼 법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AIG는 핵심 직원들을 붙잡아 놓기 위한 잔류 프로그램을 11월초에 감독당국에 제출했고 연준 관계자들은 AIG가 5천500만달러를 파이낸셜 프로덕트에 그 다음달에 지급할 계획임을 알았었다.

이어 작년 12월에는 의회 청문회에서도 AIG의 보너스 문제가 제기됐고 올해 1월에는 AIG의 보너스 지급계획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었다.

정부가 AIG에 4번째 구제 작업을 하던 지난달 28일에는 뉴욕연준 관계자가 재무부 변호사에게 AIG의 보너스 문제에 관한 내요을 이메일로 보내기도 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다.

재무부 관계자는 AIG 경영진들의 보상 문제를 들었을 때 나중에 이 문제를 다루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해 다른 현안 때문에 이 문제를 뒤로 미뤘음을 시사했다.

재무부의 아이작 베이커 대변인은 AIG의 파이낸셜 프로덕트 사업부의 보너스 문제에 관한 정보가 수개월간 돌아다녔지만 재무부 참모들이 장관에게 명확하게 보고한 것은 이달 10일이었다고 말해 가이트너가 그 전에는 이 문제에 주목할 수 없었음을 설명했다.

신문은 가이트너와 벤 버냉키 FRB 의장이 24일 나서는 의회 청문회에서도 AIG 보너스 문제로 질타를 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문제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조치들을 시행에 나설 가이트너의 입지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