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3일 장중 1190선을 넘어 1200선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섰고, 원·달러 환율이 재차 1400원 아래로 떨어진 덕분이다.

개인이 현물 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선물 시장에서 순매수에 나서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10시55분 현재 프로그램 차익매매로 900억원이 넘는 순매수가 들어왔다. 비차익 매매로도 비슷한 규모의 매수세가 유입돼 프로그램이 연일 증시의 우군이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주 코스피 지수의 1200선 돌파를 거의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단순한 1200선 돌파가 아닌 안착이 중요하며,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1200선에 안착하려면 국내 기업이익 전망치, 국내 기관의 수급 여건, 미국 증시의 반등 여부가 중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3가지 요소 모두 우호적이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은 국내 기업실적 전망이 다시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현재 실적 추정치가 있는 180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8조6300억원을 전망되고 있는데, 3주동안 4% 정도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주식형 펀드의 현금 비중이 4.6% 낮아진 반면 펀드의 주식 편입비중은 95%에 달하고 있어 기관의 매수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우려했다.

또 미국 증시의 경우 작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올랐지만, 추가 반등을 이끌어나갈 재료가 부족해 저항선 돌파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대증권은 증시가 2월 경기선행지수의 개선 여부를 확인한 후 방향을 잡을 것으로 봤다.

현대증권은 코스피 지수의 1200선 안착이 쉽지 않은 이유로 경기선행지수가 여전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국내 경기선행지수는 10월 마이너스 1.4에서 1월 마이너스 4.5로 악화됐다. 지난 12월 마이너스 4.2에서 비해 악화 속도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것.

반면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2분기까지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기대지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등 일부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어 주식시장 반등의 촉매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의 1200선 돌파 여부보다 120일 이동평균선을 이미 넘었다는게 더 중요한 사실"이라며 "1200선 매물벽 부담이 있긴 하지만 작년 말 이후 이미 수차례 1200선에 도전해 왔기 때문에 매물벽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1200선보다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300선 초반이 저항선이 될 수 있다고 임 팀장은 추정했다.

2분기 코스피 고점으로 1450선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