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채 시총액 70%…증시엔 긍정적"

회사채 시장이 우량채권의 금리만 안정되는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지만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채권시장에서 신용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며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올해 들어서는 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신용 스프레드는 안전자산인 국고채와 위험자산인 회사채 간의 금리 차이를 말하며,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기업의 조달금리가 높아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신용 스프레드의 축소는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채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AA-' 이상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해 말 4.61%포인트로 최고조에 달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회사채 발행에 숨통이 트이면서 급격히 낮아져 최근에는 2.43%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BBB-'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그다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지 않아, 같은 기간 스프레드가 8.76%포인트에서 8.45%포인트로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우량채의 신용 스프레드만 낮아지는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예상했다.

`AA-' 이상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77곳으로,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수의 10.8%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안정된다면 증시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을 이끄는 것이 결국 대형 우량주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량채권의 금리 안정은 증시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