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證 "기술적으로 유사하지만 분명한 차이"

최근 국내증시의 견조한 흐름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후인 1998년과 기술적으로는 유사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23일 코스피지수가 저점 형성 이후 수개월간 횡보한 이후 최근 장기 이동평균선(120일선)을 돌파한 것은 1998년 10월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 직전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당시와 지금은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위기 원인이 1998년 당시는 과잉투자나 외화유동성 부족 등이었지만 지금은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등 외부 요인이라는 것이다.

1998년 당시 시장은 당장 현실화되는 기업의 퇴출 위험보다 구조조정 이후 긍정적 변화에 주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내부적인 불확실성 해소 가능성이 증시 반등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현재는 국내 증시의 본격적 반등을 위해서는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미국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달 말 결정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처리 여부, 4월 말까지 진행될 미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등은 부실기업과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 성공 여부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본격적인 상승 관건은 미국 정부의 선택이다.

노조와 채권단의 전격적인 양보 없이 GM의 자구안을 받아들이거나 금융기관 부실채권 정리에 미적거리면 회복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유동성 장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기관의 매수 여력이 충분치 않으며,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 매수가 유입되지 않는 한 코스피지수 1,200선 안착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