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금융주 부진과 저가매수세로 인해 사흘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국제통화기금(IMF)가 올해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란 전망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9일(현지시간) 85.78포인트(1.15%) 하락한 7400.80으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7.74포인트(0.52%) 떨어져 1483.48을 기록했고, S&P 500지수는 10.31포인트(1.30%) 내린 784.04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000억달러 장기국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밝힌 뒤 증시가 상승했었다. 하지만 하루 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정책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이 퍼지고 있다.

로렌스 크리투라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한쪽에서는 채권을 찍어내고 다른 쪽에서는 그것을 사들이는 것은 유동성 공급에 도움이 되지 않는 눈속임(shell game)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하락세는 금융주가 주도했다.
씨티그룹이 15.58%,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9.65%, 모간스탠리가 13.02%, JP모간이 7.97% 떨어졌다.

금융주는 씨티그룹과 BOA 등이 1~2월 수익을 냈다고 밝힌 뒤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54%나 치솟았으나 단기 급등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의 국채매입 발표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반면 원자재 가격은 치솟았다.
원자재 가격지수인 CRB지수는 5.3% 올라 지난해 말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금 가격이 치솟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은 전일 대비 3.47달러(7.21%) 오른 배럴당 51.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은 9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이며 온스당 69.70달러(7.8%) 오른 958.80달러를 기록했다.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 수가 547만명에 달해 사상최고를 경신했고,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2월 경기선행지수도 -0.4%로 악화됐다.

IMF는 이날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올해 -0.5~-1.0%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너스 전망은 60년만의 처음으로, 지난 1월 발표한 0.5% 성장보다 하향조정된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6%, 유로권 -3.2%, 일본 -5.8%로 전망하며 선진국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4% 역성장이 전망됐고, 신흥시장의 경제성장률은 1.5~2.5%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