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화학 조선 등 중국 관련주로 순환매가 확산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200선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원 · 달러 환율이 오를 땐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장을 주도하고,환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은행 증권 건설 등에 매수세가 몰린 데 이어 중국 관련주가 순환매의 바통을 넘겨받는 양상이다.

이로써 순환매가 주요 업종을 한 바퀴 돈 데다 차츰 펀드 환매도 시작될 조짐이어서 지수 1200선 회복을 앞두고 숨고르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의 상승 분위기가 살아 있어 한 차례 숨고르기 장세 이후엔 1200선을 탈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수 한 달여 만에 1170선 회복

20일 코스피지수는 중국 관련주의 주도로 장 초반 1180선까지 치솟았다. 기관 매수세가 줄면서 상승폭이 작아져 9.13포인트(0.79%) 오른 1170.94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달 16일(1175.47) 이후 한 달여 만에 1170선을 되찾아 1200선 탈환의 발판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현대제철동국제강이 각각 4.43%와 4.48% 급등했고 포스코도 2.73% 올랐다. 이에 따라 철강업종지수가 3.22% 뛰며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화학업종에선 정유주 SK에너지가 3.49% 올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대우조선해양이 5.13% 뛴 것을 비롯 삼성중공업(2.41%) 현대중공업(1.58%) 등 조선주 '빅3'가 일제히 올랐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하루 만에 달러당 1400원대로 올라섰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중국 관련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지수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국채 매입 결정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석유 등 상품시장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자 철강 화학 등 소재주가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중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해 원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소재주에 힘을 실었다"고 분석했다.

조선주는 삼성중공업이 다음 달 러시아에서 수주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기대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원유시추선 등 해양부문 수주 기대가 커지고 있고 하반기엔 선박시장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1200선 탈환 낙관론 많아

중국 관련주가 계속해서 장을 주도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양에 따른 원자재 수요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로 수요가 살아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순환매가 주요 업종에 걸쳐 한 차례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00선이 다가올수록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1150선 위에선 펀드 환매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숨고르기 이후엔 1200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융주의 파산 위험이 줄어들고 경기지표 반등 기미가 확인되고 있는 데다 환율 불안도 사라지고 있어 박스권 고점인 1200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특별한 악재가 부각되지 않고 있고 반등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지난달 고점(1227.73)까지는 기대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지수가 조정을 받게 되면 120일 이동평균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순환매 장세 이후엔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관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서 팀장은 "1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통신 음식료 등과 환율효과로 적자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IT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