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수리스크(오래사는 위험)’ 문제가 세계 최고령국 일본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소장 강창희)가 19일에 발표한 스페셜리포트 '장수리스크 산정과 국제비교'에 따르면 한국의 장수리스크는 평균 0.87로, 미국(0.37) 일본(0.35) 영국(0.33) 등 선진국들과 비교해 2.35~2.64배 높았다.

우리나라의 장수리스크가 0.87이라는 것은 실제 은퇴기간이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평균 87%가량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자신의 은퇴기간을 실제보다 상당히 짧게 예상하고 있고, 노후자금 마련 등 은퇴준비 수준이 전반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따라서 개인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퇴직연금, 개인연금, 국민연금 등을 활용한 계획적인 은퇴설계가 시급하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나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진단했다.

손성동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은 "퇴직금은 근무 중에도 중간정산을 통해 찾아 쓸 수 있고, 직장을 옮길 때 목돈을 손에 쥐면 욕심이 생겨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퇴직연금은 긴급한 생활자금 이외에는 찾아 쓰기가 어렵고, 이직을 하더라도 계속 적립해 갈 수 있기 때문에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