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부문이 분리돼 나온 신설법인이 재상장과 함께 급등세를 타고 있어 관심을 끈다. 사업부문이 하나의 기업으로 꾸려지면서 분할이 재평가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엔페이퍼에서 산업용지 부문이 분할 설립된 KGP는 17일 재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2655원에 마감됐다. 지난 16일 재상장한 파인테크닉스도 이틀 연속 상한가로 치솟았다.


삼성테크윈에서 디지털카메라 사업이 분할돼 지난 10일 재상장된 삼성디지털이미징도 마찬가지다. 삼성이미징은 이날 4.17% 오른 1만3750원에 마감,나흘 연속 급등세다. 재상장 이후 엿새 동안 상한가 세 차례를 포함해 67% 수직상승했다. 미원상사에서 도료첨가제의 사업부문을 승계받아 신설된 미원에스씨도 지난 2일 재상장과 함께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이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부문이 분할된 신설법인들이 집중 조명받고 있다. 무엇보다 분할 후 신설된 회사가 사업부문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설법인들이 기존 사업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또 한편으로는 신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며 "분할 이후 사업부문의 성장성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을 이전보다 더 높게 부여하면서 재평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전 업체에서는 천덕꾸러기였지만 분할을 통해 새로운 발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의 경우 삼성테크윈에서 방산부문 보안부문 등에 비해 뒷전이던 디지털카메라를 주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김도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올해 10배 광학줌을 채택한 콤팩트 디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이란 전망도 주가 급등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파인테크닉스는 파인디앤씨에서 휴대폰 부품과 소형 LCD 부품,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기 등의 사업을 떼내 신설된 회사로 LED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GP와 미원에스씨의 경우 분할을 통해 각각 주력사업인 산업용지 부문과 도료첨가제 사업부문에 대한 재평가 기대감이 높다.

다음 달 LG화학에서 산업재부문을 분리해 설립 예정인 LG하우시스에 대해서도 산업재 부문을 잘 아는 경영진이 올 경우 더 큰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독자적인 사업을 진행함에 따라 회사의 자원 배분이 집중되는 장점이 있는 데다 투자자들의 판단을 쉽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NHN이 포털부문과 게임부문으로 분할해 지주회사로 갈 것이란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기관투자가들이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 분할을 요구한다는 관측이다.

재상장 당일 시초가가 크게 낮아질 경우 주가탄력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삼성이미징의 경우 시초가가 기준가 1만5850원의 절반 수준인 8200원에 결정됐다.

조진형/조재희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