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거래대금 증가와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17일 증권업종지수는 11.3% 뛴 2409.0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전 업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대우 우리투자 현대증권은 동반 상한가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미래에셋 동양종금 SK 유진투자 한화증권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급등은 최근 주식 거래대금 증가가 증권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두남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상한가를 기록한 대우 우리 현대 등이 모두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강점을 지닌 증권사"라며 "이는 투자자들이 최근 거래대금 증가가 이들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월 초 5조원대를 넘어섰던 거래대금은 이후 한 달간 3조~4조원 수준에 머물다 최근 5일간은 평균 5조6800억원대로 증가했다. 이날도 거래대금이 5조8071억원에 달했다.

또 코스피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1150)을 넘어 1200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투자심리가 급속히 호전되면서 증권주에 대한 선취매가 나온 것도 급등의 한 요인이다. 최 연구원은 "과거 주가가 상승 반전할 때 증권주는 대부분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며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 일부 투자자가 증권주를 선취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관들은 삼성 대우 우리투자 현대 미래에셋 등 5대 증권사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데 반해 외국인과 개인은 증권주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반등할 경우 하락폭이 컸던 증권주가 상승 탄력이 클 것이란 전망과 함께 3월 결산 배당 메리트가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분석했다.

지 연구원은 그러나 "증권주가 비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급등으로 인해 추격 매수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대에 올라섰다"며 "단기적인 조정을 염두에 둔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