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저항선이었던 120일 이동평균선(17일 기준 1152)을 돌파했다. 은행, 증권, 건설주 등이 급등하자 시장에서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1163.88로 38.42포인트, 3.41%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급락하면서 증시가 단숨에 경기선인 120일선을 크게 넘었다.

투자심리 개선으로 거래량도 대폭 늘었다. 1월 3억~4억주 수준이었던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은 최근 5억~6억주로 늘어났고, 17일에는 7억1861주에 달했다.

환율 하락에 은행주가 동반 급등했고, 증권주가 바톤을 이어받아 초강세였다. 특히 증권주의 경우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SK증권, 교보증권, 동양종금증권, 유진투자증권, 한화증권 등은 10% 넘게 치솟았다.

GS건설(9.32%), 대림산업(11.30%), 대우건설(6.60%), 현대건설(5.60%) 등 건설주까지 덩달아 급등세였다.

은행주를 시작으로 증권, 보험, 건설, 유통으로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 유동성 장세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이같은 매수세 확산에 근거를 둔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과 건설의 급등세는 유동성 장세의 시작을 의미할 수 있다"며 "코스피 지수가 120일선에서 안착한다면 추세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아예 유동성 장세가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고 봤다. 금리인하로 인해 유동성 장세의 여건은 이미 갖춰진 상태이기 때문에, 금융위기 해결과 경기 회복의 정도를 보고 추가 상승을 점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 증권사 이승우 연구원은 "미국에 이어 영국 금융기관도 실적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완화되고 있다는 근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상승세가 일단 1200선까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은행주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 2분기 중반 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전고점인 1200선에 오르면 미국 증시 흐름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