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車·금융·원자재株 등 유망종목 '1순위'
유동성 장세 타고 '증시의 봄' 오나

올 들어 1000~1200 사이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해온 코스피지수가 새로운 방향성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 17일 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1150)을 뚫고 1163선까지 치솟은 점이 특히 주목된다. 미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지난해 9월15일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지난 6개월이 마침 120일 선과 맞물리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은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환율과 외국인의 매매패턴 등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증시도 쉽게 예단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특히 오는 4월 말에는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은행들의 생존 가능성을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공개된다. 이는 앞으로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금융위기 해결책이 가닥을 잡아갈 경우 2분기 중 지수는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며 13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채권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시중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방향을 잡으면 돈의 힘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유동성 장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2분기를 기점으로 지수가 바닥을 통과할 경우 4월부터는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금융 등 경기민감주와 수출관련주를 선점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해외 악재로 지수가 한 차례 더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경기방어주 비중도 일정 부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의견도 있다.

◆저점 통과 임박 예상

일부 분석가들은 실물지표들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 국가의 경기선행지수 저점이 2분기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이고 기업실적 하향 조정도 2분기 후반에는 점차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장세 타고 '증시의 봄' 오나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가 박스권의 횡보장이었다면 2분기는 연간 저점을 거치면서 상승 반전하는 장세가 예상된다"며 "4월 중으로 올 1분기 실적이 나오면 이익측면에서 바닥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 센터장은 경제성장률도 전년 동기대비 기준으로 2분기가 가장 낮아 주가와 경기 모두 2분기에 저점을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실장은 "2분기 말에 가까워질수록 각국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 효과가 나타나고 글로벌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각국 정부의 부양책은 금리인하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정책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대규모 공공사업을 수반하는 실물정책이 병행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경기 저점을 다지는 2분기에 국내 증시는 중요한 기회를 맞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메리츠 푸르덴셜 하나대투 한화증권 등은 2분기 고점을 1300~1330선으로 잡았다.

다만 일부 신중론자들은 2분기에도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2분기 초반에는 1분기 실적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하다는 인식과 기술적 반등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세를 탈 수 있지만 2분기 후반부터 경기우려감 등으로 다시 조정국면으로 반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등 시 IT 자동차 '1순위'

증시 저점을 확인하기까지는 내수주 위주의 경기방어주로 대응하고 이후 반등장에 접어들면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리라는 주문이 많다. 구희진 센터장은 "2분기 초반과 중반 무렵 경기저점 통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제약 통신 등 경기방어 종목과 환율상승 수혜주에 주목하고 바닥을 거치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 화학 등 경기 민감주들의 반등 탄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T관련주로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을 추천한 증권사들이 많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다수의 증권사로부터 관심종목으로 꼽혔다.

우리투자증권은 농심 동아제약 SK텔레콤,현대증권은 웅진씽크빅 KT&G 등을 주목하라는 의견을 각각 내놨다. KB투자증권은 2분기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지수가 박스권 상단으로 올라갈 경우 금융주가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므로 4월부터는 금융업종 매수시기를 저울질할 것을 권했다.

다만 기대치는 낮추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반등이 오더라도 대세상승 초입은 아니며 자금시장의 신뢰회복과 경기부양 효과에 기반한 유동성 장세로 해석해야 한다"며 "주가수준 부담이 있으므로 상승폭에는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도산 충격이 한 차례 더 올 수 있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이 가능한 종목을 저점 매입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풍산 고려아연 SK에너지 등 원자재 관련주들이 가장 유망하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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