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7일 중국 경기 부양책 기대감으로 철광석 재고가 급증하고 군소업체들의 철강 생산량이 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철강 시황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기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주요 항구의 철광석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2009년 3월 13일 재고량은 6291만톤으로 2008년 7월 재고 수준에 육박한다. 이는 경기 부양책으로 철강재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 유통상들이 재고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 애널리스트는 한동안 상승하던 철광석 가격이 성수기 길목에서 하락 반전했고 재고 중 인도산 비중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2월 초까지의 중국 철광석 및 철강 가격의 상승 랠리가 가수요를 촉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2월 조강 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한 4052만톤이다. 지난 1월의 4150만톤과 2월의 4052만톤을 1일 기준으로 환산해 연간으로 재환산하면 2009년 연간 조강 생산량은 5억톤이 넘는다. 참고로 2008년 연간 중국 조강 생산량은 4억9822만톤이다. 현재의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매우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2월 초까지 중국의 철강 가격은 나홀로 강세가 이어졌는데 이는 일시적인 반등에 그쳤다"며 "철강재 유통 가격이 5주 연속 하락했고 유통상들의 재고량이 급증해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했다는 사실 등에서 알 수가 있으며 수요 회복 시그널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생산량 증가와 재고량 증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 향후 업황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2월 초까지 철강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낮은 중국의 군소 업체들이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마이스틸닷넷(Mysteel.net)에 의하면 현재 중국 철강사들의 가동률은 평균 90%라고 밝히고 있다. 막연한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철강가격이 반등하자 채산성이 회복된 군소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한 것이다. 유통상 역시 물량 확보에 주력해 사상 최대 규모의 재고량을 확보하고 있다.

양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철강 수급은 근본적으로 수요 침체에 의한 공급과잉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확실한 구조 조정이 없는 한 시황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철광석 및 철강재의 재고 부담, 군소 업체들의 가동률 회복, 2009년 철광석 및 유연탄 협상의 난항 등을 고려할 때 철강 업황의 급속한 개선은 시기상조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