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

지난해 국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부진해 이번 주총에서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17일 주총을 열어 자본시장법 시행과 관련한 정관 변경과 이사 보수 한도,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이인호 신한지주 사장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고 이백순 행장 내정자가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된다.

신한지주는 주총 직후 곧바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상훈 신한은행장을 지주사 사장으로 선임한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는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 체제로 개편된다.

금융권은 이번 인사를 `포스트 라응찬 체제'를 대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앞으로 신 행장이 라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지주는 또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 90억 원에서 올해 85억 원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주사 회장과 사장, 은행장의 보수를 30% 삭감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후보로 추천된 신임 사외이사들에 대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신한지주는 지난달 12일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5명을 교체하고 6명을 재선임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등은 오는 27일 일제히 주총을 개최한다.

KB금융지주는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정기영 계명대 교수 후임으로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김각영 전 검찰총장 등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하고 사외이사 보수 한도는 기존의 50억 원을 유지한다.

우리금융 주총에서는 실적 부진에 대한 주주들의 질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4천54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76.6% 급감했고 작년 4분기에는 6천648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기업은행은 작년 결산을 바탕으로 우선주에 주당 15원씩 총 14억6천958만 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승인한다.

우선주는 정부가 4천484만7천38주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4천691만5천282주, 621만 주를 갖고 있다.

이사 보수와 감사 보수 한도는 작년보다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31일로 예정된 외환은행 주총에서는 대주주인 론스타에 대한 과도한 배당에 대해 일부 소액주주의 반발이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올해 주당 125원의 결산 배당을 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론스타는 3년 연속 배당으로 약 6천900억 원을 받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