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미래에셋 부회장,"주가하락땐 주식형펀드 더 투자해야"

"주가가 급락할 때는 주식형펀드에 돈을 더 넣는 게 바람직합니다"

환율과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금융시장이 또다시 요동치는 요즘, '투자전도사' 강창희 미래에셋 부회장(투자교육연구소장ㆍ62)은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형 펀드 투자자금을 오히려 더 늘리라고 말한다.

"주가가 일주일만에 100포인트 이상씩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전체 자산에서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급격하게 낮아지게 됩니다. 통상 6개월 단위로 자산 비중을 재조정하면 좋지만, 주가가 급락할 때엔 주식형펀드 투자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재조정을 자주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는 주식형펀드같은 공격적인 상품에 대한 투자비중을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숫자만큼 가져가는 게 좋다는 '100-나이' 투자법을 주장한다. "60대인 저는 전체 금융자산의 40% 가량을 주식형 펀드에 넣는 게 적정합니다. 나머지는 안정적인 채권형펀드와 은행 예금 등에 분산하는게 좋죠. 이 비중은 6개월에 한 번쯤 재조정하면 적절합니다."

하지만 강 부회장은 지난해 6월이후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을 조절하기 위해 다섯 차례나 포트폴리오를 바꿨다.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낮아진 주식형펀드의 투자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다. 주식형펀드의 투자비중이 낮아지면 채권형 펀드 일부를 팔아 주식형 펀드에 넣는다. 반대로 주가가 올라 주식형 수익률이 좋을 때는 일부를 환매해 투자비중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한다. 그렇게 조정하다보니 주가가 급락했던 작년 하반기이후에는 다섯 차례나 비중을 조절했던 것.

실제로 주식형 펀드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 지 물어봤다."그동안 모은 개인자산을 주로 펀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주식형 펀드가 50%인데요. 원래 100에서 제 나이를 뺀 40% 가량이 적정합니다만 평생을 증권업계에서 보낸 전문가로서의 '프리미엄'을 반영해 10%정도 더 얹어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죠"

강 부회장은 1973년 증권거래소에 입사한 뒤 1977년 대우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국제본부장과 리서치센터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옛 현대투자신탁운용 및 굿모닝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까지 역임했다. 미래에셋 투자연구소에는 2004년 2월 옮겨왔다. 36년 동안 증권업계에 몸 담으며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최근엔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전국 팔도를 돌며 강연을 다니는 중이다.

"강연할 때마다 청중들이 펀드 환매 시점을 많이 물어봅니다. 손실이 나면 본전생각이 나기 마련이죠. 하지만 투자에 따른 리스크는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인생을 길게 볼 필요가 있죠. 눈앞에 보이는 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적정한 자산 비중을 지키면 수익은 나기 마련입니다"

그는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인해 강화된 투자자보호 정책이 투자 기회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사가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야지 등급별로 투자 가능한 상품만 제시하는 것은 투자자와 금융사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작성하는 투자정보확인서에는 연령, 재산상태, 직업의 안정도, 가족상황, 성격, 투자기간, 투자경험과 지식이 모두 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펀드, 주식, 파생상품 등 포트폴리오 비중을 정하고 그에 맞는 상품이 선정되는 게 바람직합니다. 가령 70대 노인은 선물 옵션을 하지 못한다는 따위의 규정을 둘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리 보수적인 투자자라도 주식형 상품에 10%라도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제 시작인 만큼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금융자산 투자뿐 아니라 인생에 대한 투자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 60살에 퇴직하고 40년을 놀아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를 오래 유지하는 게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강 부회장은 자신의 사례를 들면서 "투자교육이야말로 나이들어서도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전국을 돌아 다니는 게 힘들지만 강의하고 교육하는 게 제 체질에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굿모닝투자신탁운용 대표를 그만두고 몇몇 증권사에서 사장직을 제의했으나 이를 뿌리쳤던 것도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고 싶은 욕심에서였다고 그는 말했다. 가능한 한 오래 현역에서 일할 수 있도록 인생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다.

"젊어서는 자산을 운용하는데 시간을 쏟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전념해야 합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에 가치를 높여놔야 합니다. 한국사람들은 비교적 이건 잘 합니다. 하지만 출구로 나가는 순간, 즉 노후에는 관리가 여전히 전혀 안 되고 있습니다. 투자교육을 통해 한국 사람들이 출구 관리를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제 임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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