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째 급락하자 환율이 변곡점에 도달한 것 같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1천471원에 마친 데 대해 "일방적인 불안 심리가 해소되면서 안정세가 정착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찌 보면 환율이 변곡점에 다다른 것 같다.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3~4월에 환율 안정세가 정착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4거래일간 97원이 떨어지면서 지난달 18일 1천468원을 기록한 이후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재정부는 최근 환율 급락이 한국 주식 시장의 내성 강화와 원화 가치에 대한 저평가 인식이 외국인 투자가들 사이에서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역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미국 주식 시장이 계속 저조한 가운데 한국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1100선을 지키고 있다는데 강한 인상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환율 또한 달러당 1천600원 내지 1천700원까지 올라간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1천500원대 후반부터는 원화 가치가 너무 저평가됐다는 해석이 지지를 받으면서 매도가 급증했다"면서 "환율이 오르는 쪽으로는 더 이상 재미를 보기 어렵겠다는 시각이 확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은행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기업들도 환율 상승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달러를 내놓는 점도 환율 하락의 요인으로 재정부는 꼽았다.

하지만 재정부는 외환 시장에 불안 심리가 아직 남아있어 환율에 대해 여전히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문제는 해외 투자자들의 막연한 불안 심리를 해소해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그러려면 국내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장기적 외화조달이 가능해져 자금 압박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