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원 · 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외국인의 대량 매수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환율 하락으로 석유 석탄 등 발전용 연료 수입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전력은 11일 2만6950원에 마감해 상승률 8.02%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높았다. 이로써 한전은 지난 9일부터 사흘간 15.6% 올랐다.

외국인은 이 기간 순매수를 지속해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특히 이날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 금액의 10%가 넘는 5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 1월7일 이후 최대 규모다.

한전의 강세는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는 동안 20% 넘게 하락하며 경기 방어주로서 체면을 구겼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희승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전력의 발목을 붙잡았던 환율 상승에 따른 연료 수입비용 부담이 환율 하락으로 완화되자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전은 매출이 전액 원화로 발생하는데 비해 연료는 대부분 달러화로 수입한다. 연간 연료 수입액이 165억달러에 달해 환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수혜가 커진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평균 원 · 달러 환율을 1250원으로 보면 1조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면서 "환율이 1200원대까지 떨어지면 연간 3조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낸 한전은 전기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정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실적 개선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전기료가 4.5% 인상됐고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어 추가 인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