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관련 규정이 까다로워져 한계기업이 상장 유지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든든한 모기업을 둔 일부 코스닥 기업은 모기업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상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본 전액 잠식 상태에 빠진 프라임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최대주주 프라임개발을 상대로 자본을 확충,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다. 프라임개발은 이를 위해 300억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부었다.

프라임엔터는 당초 지난달 만기 도래한 CB의 원리금 331억원을 상환하지 못 해 프라임개발로부터 310억원을 차입해 갚았다. 그리고 지난 6일 280억원 규모의 CB를 프라임개발을 참여시켜 사모 발행했다. 310억원의 차입금 가운데 30억원을 뺀 280억원을 의무전환 CB 형태로 바꿔 자본으로 넣은 것이다. CB는 주식으로 전환되기 이전까지 회계상 부채로 간주되지만, 이번에 발행된 CB는 주식 전환이 강제된 의무전환 CB여서 자본 항목에 들어간다.

프라임엔터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결산이 완료되면 정확한 수치가 나오겠지만, 자본 전액 잠식은 해소될 것"이라며 "자본잠식률 50% 미만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관리종목 지정 사유도 벗어날 것으로 기다한다"고 했다.

강화된 시가총액 항목 규정으로 퇴출 위기에 몰린 매일상선도 최대주주인 고려포리머 덕분에 '생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매일상선 주가는 올 들어 부진한 실적 등의 영향을 받아 크게 부진했다. 시가총액은 최근 2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주가가 크게 오르든지 새 주식을 발행해 시가총액을 불리지 않으면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2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올렸다.

매일상선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회사 덩치을 키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회사는 당초 지난 2월 주주를 상대로 신주 2500만주를 발행해 125억원을 끌어모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주들의 청약률이 9%에 불과하자 잔량을 일반 공모했고,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 고려포리머와 그 관계사가 신주 520만주를 받아갔다.

이 신주가 이달 중순 상장되면 매일상선의 시가총액은 40억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회사 관계자는 "신주가 상장되면 전체 주식수가 1100만주를 넘기 때문에 주가를 액면가인 500원으로 계산해도 시가총액이 55억원을 넘는다"고 말했다.

김희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계기업이 일시적으로 자금을 확충해 상장을 유지한다고해도 사업모델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상폐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은 투자에 유의할 것을 권고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