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이 잇단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천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가격 5천원, 만기이자율 10.0%에 발행하기로 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에도 5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이자율 10.46%에 발행했으며, 40억엔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발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이 BW를 대규모로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ABS의 추가 발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잇단 자금 확보에 대해 시장에서는 유동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하지만, 자금난이 심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항공 수요 감소로 인해 지난해 5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순손실 규모는 2천27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순차입금은 4조원 가량에 달해 연간 이자비용이 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원화가치 급락으로 해외 여행객 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 세계 경기침체로 항공 물동량도 감소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번에 발행한 BW가 행사가격 5천원에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늘어나는 주식 수는 2천만주에 달해 주식 희석 효과로 인한 주주가치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08% 떨어진 3천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BW 발행 등은 영업환경이나 금융시장 상황이 2분기에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돼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