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8거래일 만에 순매수를 나타내며 삼성전자에 매수세를 집중시켜 주목된다. 국내 대표 수출주인 삼성전자가 원 · 달러 환율 고공행진에 따른 글로벌 가격경쟁력 제고 효과를 누릴 것이란 기대가 외국인 매수세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10일부터 이어 온 매도 공세를 끝내고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77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보다 많은 1097억원어치 사들였다. JP모간 맥쿼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나란히 삼성전자 매수 주문 1~3위 창구에 올랐다.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86% 뛴 50만3000원에 장을 마쳐 사흘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50만원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16일(50만4000원) 이후 보름여 만이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는 경쟁 업체인 일본과 대만 기업들이 자국 통화가치 강세로 수출에 애를 먹고 있는 데 비해 원화 가치 약세(환율 상승)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오랜만에 매수세를 보인 외국인이 환율 효과를 앞세운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위 종목엔 삼성전자와 함께 LG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날까지 17일 연속 순매도 기간에 줄여놨던 비중을 회복시키면서 이날 집중적인 매수세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외국인은 이 기간에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삼성전자를 2261억원어치 처분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이어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한 현대모비스SK텔레콤을 각각 274억원과 183억원 순매수했다. 현대모비스는 사흘째,SK텔레콤은 이틀째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이날 주가도 1.99%와 2.45% 상승했다.

한편 외국인은 연속 순매도 기간에 신한지주를 2721억원 순매도해 가장 많이 팔았고 포스코에 대해서도 250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KB금융도 2291억원어치 처분,순매도 3위에 올렸다. 임경근 ABN암로증권 상무는 "외국인은 은행주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환율이 하향 안정되면 낙폭이 큰 은행주에 단기적인 매수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