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한국경제나 증시가 `V'자형 반등을 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5일 증권업계에서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은 시황분석보고서에서 "(구조조정이) 입에 쓴 약이지만 경제와 주식시장의 바닥을 앞당길 수 있는 처방"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당장 입에 달콤한 약을 처방하는 보조금 지급과 자국산 제품 사용 의무화와 같은 보호주의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이 고비만 넘기만 승자독식의 수혜를 누릴수 있다는 생각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머리속에 가득해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기 힘든 여건"이라며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행되기보다는 상황이 더 나빠져야 구조조정이 가속화 될 수 있는 역설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구도가 이어지면 짧고 굵은 구조조정 후 `V'자형 회복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는 힘들다"면서 "지리한 조정 흐름 속에서 매매의 시기를 저울질하는 마켓타이밍에 입각한 시장대처 정도가 최선의 대안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IMF구제금융 후나 일본의 장기불황 이후에는 엄격한 구조조정을 통한 공급과잉 축소가 대외부문 수요가 건재했기 때문에 효과가 있었으나 지금은 엄격한 구조조정을 해서 공급과잉을 축소해도 가계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어 근본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엄격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시간"이라며 "엄격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국유화와 같은 대책으로 위기를 넘기는 부채 구조조정기에는 시간이 성숙되지 않는다면 투자가 강하게 늘어나고 주가가 강하게 반전하지 않는 만큼 증시나 경기에 있어 `V'자형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앞서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4.0%를 기록하겠지만 내년엔 4.2%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지난달 내놓은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