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5일 구조조정은 주식시장의 호재라며 현재와 같은 보호주의가 이어질 경우 V자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놨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경제 전반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은 주식시장에 호재"라며 "주가지수라는 것 자체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은 승자의 기록"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에는 늘 비효율적인 기업을 퇴출시키는(상장 요건에 미달되는 종목은 상장 폐지시키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며 "주가지수에 대한 장기투자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았던 것도 주가지수는 당대에 가장 효율적인 종목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 강세장의 출발점이었던 1982년초 다우지수를 구성했던 30개 종목 중 현재까지 지수에 남아 있는 종목은 13개로, 다우지수의 장기 강세는 부실 종목 퇴출의 결과물이라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개별 종목은 상장 폐지되는 등 부침이 심했지만 살아남은 종목들로 구성된 주가지수는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유지했던 셈"이라며 "이런 논리는 다우지수 뿐 아니라 상시 퇴출 시스템이 마련된 일반적인 주식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주가지수도 상장 폐지 종목이 늘었던 해에는 오히려 강세를 나타냈다는 것. 이는 구조조정 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 폐지 시점의 시차를 고려하면 실제로 관리종목이 광범위하게 늘어났던 시기가 주식시장의 저점이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김 연구원은 덧붙였다. 어떤 식으로든 구조조정이 진전이 주식시장이 상승 반전과 연관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지금은 당장 입에 달콤함 약을 처방하는 보호주의가 횡행하고 있어 현재와 같은 구도가 이어질 경우 짧고 굵은 조정 이후 V자형 회복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구조조정이 지연될수록 지리한 조정 흐름 속에서 매매 시기를 저울질하는 마켓 타이밍에 입각한 대처 정도가 최선의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