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반등→2차 폭락' 같은 사이클

최근 미국 증시는 1997~98년 외환위기 당시의 한국 증시와 닮은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시스템 붕괴로 1차 폭락→위기 완화 안도감에 반등→실물경기 침체에 2차 폭락 등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주가 패턴이 미 증시에서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토러스투자증권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1년 전 외환위기 당시 한국 증시는 ▲ 급격한 해외 차입금 유출과 대기업 부도로 1차 폭락(97.9~12월) ▲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합의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반등(97.12~98.2월) ▲ 2차 실물경기 침체와 기업 퇴출 및 워크아웃으로 2차 폭락(98.3~6월) 등의 사이클을 형성했다.

미 증시도 최근 ▲ 금융위기 공포로 1차 폭락(08.10~11월) ▲ 금융위기 해소 위한 정책 대응과 단기자금시장 안정에 반등(08.12~09.1월) ▲ 실물경기 침체와 금융위기 여진으로 2차 폭락(09.2~현재) 등 환란 당시 한국증시와 같은 등락 패턴을 보이고 있다.

토러스증권은 특히 한국 증시가 2차 폭락에서 벗어난 시기가 경기선행지수와 제조업지수 경기지표들이 저점을 통과한 1998년 6~8월께였는데 미 경기선행지수와 제조업재고순환지수, 공급관리협회(ISM)지수 등이 작년 11~12월 저점 이후 반등하고 있어 주가가 상승기를 앞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태동 투자전략팀장은 "미 경기는 최근 선행지표를 중심으로 저점을 통과하는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며 "1998년 한국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주가가 2차 폭락에서 벗어나 반등하기 시작한 여름(6~8월)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어제 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지켜냈지만 1,000선이 깨지고 투매가 재현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면서도 최근 미 금융위기 강도가 작년 4분기보다 약화되고 경기 저점이 다가오는 점에 비춰 코스피지수가 1,000선 아래 머무는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