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매도 사상 최고로 매물 거의 소진"

3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16거래일 연속 매도 공세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부추긴 주범으로 몰리면서 외국인의 `엑서더스'가 과연 언제 멈출지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 행렬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세계 금융 및 경기 불안이 진정될 조짐을 보여야 멎을 수 있는 만큼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선물 누적매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매물이 거의 소진돼 오는 12일 외국인 선물옵션 만기일을 기점으로 추세가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외국인은 3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417억원을 순매도해 16거래일 연속 `팔자' 행렬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2일에도 작년 11월 이후 하루 매도 규모로는 최대인 4천160억원을 팔아치우는 등 2월 10일 이후 보름 동안 2조4천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루 평균 1천600억원을 처분한 셈이다.

최근에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 유입된 유럽계 자금과 헤지펀드가 동유럽 지역 금융위기가 고조되자 외국인 이탈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외국인 매도 행진에 제동이 걸리려면 미 상업은행 부실과 동유럽 국가 부도 위기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불러온 세계 금융 및 경기 불안의 진정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조재훈 부장은 "최근 금융위기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문제다.

세계 경제위기가 지속하는 한 외국인 매도와 환율 불안은 계속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조 부장은 "외국인 매도세는 앞으로도 세계 금융환경과 이벤트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다만 그 강도는 작년 위기 때처럼 공격적이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오는 12일 선물옵션 만기를 계기로 외국인 매도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반론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외국인 선물 누적매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매물이 거의 소진됨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은 "과거에 보면 외국인 누적매도가 3만계약을 넘어서며 터닝포인트가 됐었다"며 "최근 누적매도가 4만3천계약에 달했기 때문에 내주 외국인 옵션만기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 금융기관 국유화와 제너럴모터스(GM) 파산 등 시간표가 오는 3, 4월에 맞춰져 있다"며 "향후 1~2개월은 외환시장이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