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작년 말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8년 10월 주가 급락 시 투매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주가조정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말대비 44.22포인트(4.16%) 폭락한 1018.81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600원 가까이 급등한 탓이다.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회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환 시장이 요동을 쳤다.

악화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외국인과 기관은 장중 나란히 순매도하며 증시에 부담이 됐지만 개인은 4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전기전자(932억원), 화학(631억원), 철강금속(484억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경기부양책 기대감을 타고 1200선을 넘었던 증시가 다시 미끄러지고 있지만 개인은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는 추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6일 1210을 기록한 후 3월2일까지 약 16% 밀렸지만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3조5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2300억원, 1조6000억원 팔아치웠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마포지점 차장은 "자산 규모가 큰 고객들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지면 투자에 나서겠다는 분도 있다"며 "채권, 은행 예금, 부동산 등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주가 급락을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증시가 900선 밑으로 빠지며 패닉에 빠졌지만, 결국 증시가 복원됐다는 사실에 주목해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현규 한화증권 대치지점 차장은 "작년 주가급락으로 투매가 일어난 이후로 개인투자자들의 손바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1000선 붕괴 가능성이 있어도 이를 견딜만한, 과거와 다른 세력의 개인투자자들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1000선 아래를 무조건 매수 구간으로 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1000선에서의 저평가 매력이 크지 않다"며 "반등할 때마다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석 차장도 "미리 사서 괴로워하지 말고, 환율이 안정될 기미를 보일 때 사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