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다음 달 일시 붕괴 가능성"

대내외 악재로 인해 국내 증시가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한 가운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코스피지수 1,000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스피지수가 다음 달 1,000선을 지켜내지 못하고 900선대 중반까지 밀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수는 2월 마지막 거래일인 27일 1,063.0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1,050∼1,200 사이 박스권 등락을 거듭해 왔으며 지난 10일 마지막으로 1,200선을 터치한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 동유럽 디폴트 위험 ▲ 미국 금융기관의 국유화 논란 ▲ 원·달러 환율 급등 ▲ 3월 위기설 등으로 인한 불안확산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증시가 연초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당국이 시중에 푼 자금의 대부분이 실물이나 증시로 유입되기보다 중앙은행으로 되돌아가는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면서 유동성 이탈이 재발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융기관의 국유화 논란, 동유럽 디폴트 위험 등 대외악재가 시장을 계속 압박하고 있어 일시적으로 코스피지수 1,000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미 금융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부분적이나마 풀리고 있고, 아시아시장의 기초여건이 동유럽보다 양호해 작년 10월 저점 밑으로는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저점에서 지수가 1,200선까지 올랐다가 상승폭의 절반을 내줬지만 기관의 힘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1,050선은 지지가 돼왔다"며 "그러나 1,050선이 깨지면 기관들의 로스컷(손절매) 물량으로 900선 초중반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시즌이 끝나 3∼4월에는 별다른 호재가 없는데다 은행들의 외화표시채권 만기가 돌아오고 유럽은행들의 결산기도 다가와 지수가 조만간 연간 저점을 찍을 확률이 높다"며 "은행들이 외화표시 채권 상환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다음 달 중순까지 원ㆍ달러 환율 고공행진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에도 지수는 1,000선 밑에서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투자전략팀장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많이 올라가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악재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피로도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1,000선을 밑돌 수도 있지만 금융시장 환경이 지난해 4분기보다는 안정됐기 때문에 1,000선 밑에서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