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27일 기아차에 대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4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발행 성사의 불확실성으로 주가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금조달이 성공할 경우 기아차 관련 잠재적 할인요인 축소돼 현대차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아차가 BW 발행으로 4,000억원 수준의 추가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보도된 예상 발행 조건은 3년 만기, 표면이자율 2%, 만기 보장수익률 5%이며 현주가 추이를 감안하면 주당 7000원대의 행사가격이 산정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는 발행한지 1개월 경과한 날부터 행사할 수 있으며, 행사가격 조정(리픽싱) 조건은 최초 산정액의 15%까지 할인될 수 있는 수준이다.

만약 이번 BW 발행 검토가 현실화된다면 1월 4000억원의 사채 발행을 포함, 상반기 중 총 8000억원의 추가 자금조달이 가능해 진다. 이는 올해 본사 부문의 유이자부채 상환 부담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향후 영업현금흐름 변동성과 크게 상관없이 당분간의 유동성 불안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결과가 된다고 박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자금 조달 검토는 우려했던 바와 같은 유동성 리스크를 방증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또한 회사가 이자비용 부담과 손익 악화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간파하게 돼 시장 인식이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 전환에 따른 주식수 증가와 주당순이익(EPS) 희석, 주가 할인요인 발생(현수준 대비 15% 내외)이 부정적일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BW 발행으로 추가 자금 조달될 경우 기아차 관련 잠재적 할인요인 축소돼, 현대차 주가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박 애널리스트는 "BW 발행이 성사될 경우 기아차의 유동성 불안요인이 크게 해소돼 연결 손익 및 재무구조 관점에서 현대차의 기아차 관련 부담 요인도 축소될 전망"이라며 "이는 현대차 주가 흐름에 당분간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기아차 주가 하락 리스크가 커질수록 기아차의 BW 발행 부담도 커져 자금 조달이 불투명해질 수 있는 점이 절대적인 우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