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과 자회사인 삼호가 대한주택공사와 우리투자증권이 만든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에 미분양 주택 약 1400가구를 팔기로 했다. 정부가 투자액의 70%를 보장하는 CR리츠에 대한 첫 투자가 성사됨에 따라 미분양펀드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과 삼호는 CR리츠 1호에 준공후 미분양 주택(전용 149㎡ 이하) 1800억원어치를 매각키로 하고 이르면 26일 약정을 맺을 계획이다. 이로써 대림과 삼호의 미분양 주택 7300여가구(대림 5300가구,삼호 2000여가구) 가운데 1400가구가량이 해소될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 CR리츠 규모를 총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CR리츠 자산관리회사는 미분양 주택 매입액(분양가로 정산)의 70%를 건설사에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 30%는 CR리츠 주식으로 지급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1조원의 CR리츠 자금으로 1조4000억원 규모의 미분양을 살 수 있다.

사들인 미분양 아파트는 2년간 임대를 줘 운용하고 3년 뒤에 청산,수익을 건설사 등 투자자들에게 분배하게 된다. 투자자는 투자의 안정성을 고려,기관투자가로 제한됐다.

그동안 다올부동산자산운용 등이 추진해온 순수민간 미분양펀드는 전적으로 투자자가 손익을 떠안는 구조였다.

이와달리 CR리츠에선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정부(주공)가 분양가의 70%에서 되사주기로 약속했다. 순수민간 미분양펀드나 주공의 미분양 매입은 분양가에서 30~40% 할인된 가격에 사들였지만 CR리츠는 분양가에 매입해 주고 다시 건설사를 투자자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현재 건설사들은 CR리츠의 높은 금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건설사는 매각대금의 70%를 현금으로 받더라도 이자 보장용으로 20%를 다시 CR리츠에 예치해야 한다. 실질금리로 따졌을 때 이는 연 14%에 육박한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은 70여개 건설사들에 CR리츠 참여를 제안했지만 대림과 삼호 외에 참여의사를 밝힌 건설사는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분양펀드 활성화를 위해 종부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고 건설사들도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지방과 수도권 일부 외곽지역 미분양 물량을 안고가기 힘들어져 오는 4월부터 CR리츠에 참여하는 건설사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