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4일 글로벌 증시에서도 금융섹터 비중이 높은 증시의 약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을 내 놨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지난 주말 미 증시 약세를 감안하면 23일 코스피는 20~30P 가량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3% 넘는 급등세를 기록했고 다른 아시아권 증시도 오름세를 나타내며 마감했다"고 밝혔다.

주요 구미권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지난주 작년 4분기 저점을 하회했지만 아시아를 비롯한 대다수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작년 4분기 저점보다 높은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돼 있다.

이런 아시아권 증시의 선전은 금융섹터와 비금융 섹터의 주가 흐름이 분리되고 있는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구미권 증시의 경우 금융주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으며 그 중에서도 대체로 금융 섹터의 시가총액 점유율이 높은 국가들의 주가지수가 작년 4분기 저점을 하회하는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08년 10월 전 저점대비 17%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코스피의 선전도 금융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며 "MSCI 업종별 지수 기준 한국증시의 금융주 시가총액 점유율은 14.9%로 구미 선진국 증시에 비해 크게 낮다"고 분석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금융 기관들이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노출도가 낮다는 점도 주가의 상대적 선전을 설명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주 비중이 낮은 한국 증시가 미 증시보다 선전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주가의 방향 자체가 다를 수는 없다고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구미권 금융 구조조정과 금융 부실, 실물 경기의 하강, 기업 실적 후퇴라는 악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한국 증시만 오르기는 힘든 여건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