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사업영역 확대를 선언하고 있다. 연관사업 진출을 통한 수익성 다변화 차원을 넘어,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확보를 위해 '영역 파괴'는 물론 계열사 간 경쟁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

지난해 관광,면세판매,헬스케어,수입차 판매 등 공격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던 SK네트웍스는 올해 해외조림사업과 고무수액 채취 및 가공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최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주유판매업과 단말기판매업 등을 주 수익원으로 하는데,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이 동종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비상이 걸린 상태다.

웅진홀딩스는 내달 20일 주총에서 인터넷정보제공 여행 신용조사 통신판매 부동산컨설팅 등 무려 29개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화장품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부동산개발업을,식품기업인 오뚜기는 교육서비스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로 했다.

LG데이콤도 내달 6일 주총에서 사진 촬영 및 처리업,전시 및 행사대행업,결혼관련 정보제공 등 관련 서비스 등 9개 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달 13일 주총에서 관광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할 것이라고 최근 공시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호텔 롤링힐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란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도시가스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대성산업은 자체 직영주유소를 통한 세차영업을 신규사업에 포함시켰다.

녹색성장 테마도 기업들이 새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LG디스플레이는 박막형 솔라셀(태양전지)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내달 13일 주총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제품의 연구개발 및 판매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CJ제일제당 쌍용 한국화장품 쌍용정보통신 등도 올해 주총에서 신 · 재생에너지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키로 했다.

대내외 현안 때문에 4대그룹 중 유일하게 태양광 등 신 · 재생에너지사업과 관련,계열사 교통정리를 하지 못한 삼성 계열사들도 이번 주총에서 친환경 · 그린에너지 분야를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환경정화 및 복원업과 토양 및 지하수 정화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시큐리티 전문업체인 에스원은 다음 달 13일 주총에서 친환경 · 공중위생 사업 및 관련 서비스사업을 추가,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화학계열사인 삼성정밀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은 태양광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