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 주 예상치 않았던 공포 분위기가 다시 엄습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서고 코스피지수는 1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우려가 전 세계를 덮쳤던 작년 10월, 11월을 다시 보는 듯하다.

그러나 공포의 크기를 비교한다면 작년 급락장세보다는 덜 무섭다. 이미 지난해 연말 한차례 겪어봤던 공포의 학습효과일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공포지수는 지난해 연말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에 있는데 2번째 공포의 강도는 그만큼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코스피지수의 경우 올 들어 글로벌 증시 대비 강세를 지속하면서 이달 13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한순간 급락장세로 돌변하면서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뀐 허탈감도 일정 부분 투자 심리에 작용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1000~1200 답답한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지수로 낮은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했던 과감한 투자자라면 이번 지수 급락이 기회일 수도 있다. 때문에 산적한 악재 속에 저점을 확인하고 보수적 대응에 나서라는 전략이 지배적이지만 지수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전망이 제시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에 발생할 충격이 지난해 9~10월과 같은 금융충격은 아니지만 금융경색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으며 조정기간도 3월 중후반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우리증권은 "시장은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주가도 이를 선반영하고 있다"며 이번 금융교란을 계기로 부동자금이 부동산, 주식, 상품 등 위험자산으로 옮겨갈 경우 주식을 포함한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지난해 9~10월 금융충격의 학습효과를 감안할 때 국내외 악재가 터지면서 주식와 환율시장이 이상 급등락할 경우 이를 현금비중 확대 등 방어적 전략의 시작으로 보기보다는 상반기 수익률 제고를 위한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우리투자증권은 제시했다.

공포는 덜하지만 글로벌 증시와 외환시장의 안정은 여전히 지수를 억누르는 주요 변수이다. 이 두 가지 변수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증시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락압력이 우세한 상황에서는 경기방어주로의 대피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의 대표주, 경기민감주 매수 방법이 대응전략일 수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연말 이후 우리 증시는 환율과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CDS(신용부도스왑)와 거의 완벽한 대칭을 하고 있다"며 "연초에는 가격지표의 반등과 외국인 매수 등으로 잠시 디커플링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기본적 커플링, 부분적 디커플링'이라는 큰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우선 단기적으로 경기방어주 등을 중심으로 시장에 제한적으로 접근하고 경기주에 대한 접근은 중장깆적 차원에서 길게 끌고 나가는 시장 대응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심리와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 완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공포의 학습효과가 코스피 1000선에 서 있는 투자자들을 저가매수로 유도할지, 지수의 추가 하락을 대비한 손절매와 관망으로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