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상반기 채용계획 불투명

`잡셰어링' 인턴 채용도 생색내기


코스피지수 1,000선마저 위태로워 보이는 약세장이 재연되면서 올해 상반기 증권사의 신규 채용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올해 증시 회복을 기대하면서 상당수 신규 인력을 채용했던 증권사들이 올해도 증시 급락이 재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신규 채용을 최대한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4월 50명 규모의 상반기 신규 채용을 실시했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는 2월 말이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상반기 채용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152개의 영업지점을 132개로 통폐합하고 임원 연봉을 20%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신규인력 채용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작년 4월 6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던 대우증권도 올해는 상반기 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으며, 비슷한 시기 70여명의 신규인력을 뽑았던 우리투자증권도 올해 상반기 채용 일정이 아직 불투명하다.

한화, 현대, 메리츠, 대신, 하나대투, 한국투자증권 등도 올해 채용 규모나 일정 등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동양종금증권이 상반기 채용을 실시할 계획이나 그 규모는 작년의 절반인 5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정부의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맞춰 각 증권사가 실시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인턴사원 채용도 대부분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직장 체험 프로그램'이라는 이름 아래 1개월짜리 단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 증권사는 주 2.5일 일하게 하면서 60만원의 월급을 줘 "공공근로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다만 주5일 근무에 150만원의 월급을 주면서 성적 우수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인 삼성증권 정도가 제대로 된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약세장이 이어진다면 기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판인데 현재로선 증권사들이 신규인력 채용이나 인턴사원의 정규직 채용에 과감히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