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안정을 되찾는 듯했던 금융시장이 3월 위기설에 휩싸이며 다시 극심한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원 · 달러 환율이 3개월 만에 다시 1500원을 넘었고 코스피지수도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오른 15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부터 9거래일 연속 오르며 지난해 11월24일 1513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원 오른 1483원으로 시작해 장 초반 147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서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1515원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막판 달러 매도가 나오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41.15포인트(3.72%) 떨어진 1065.95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056.34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1030억원의 증시안정펀드 집행이 이루어지고 연기금이 1331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낙폭을 줄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0일 이후 9거래일간 1조5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도 127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집중된 삼성전자(-2.71%) 하이닉스반도체(-5.40%) 포스코(-3.70%) 현대중공업(-9.02%) 등 업종 대표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원 · 달러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대한항공(-3.65%) 아시아나항공(-3.97%) 현대상선(-7.23%) 대한해운(-8.46%) 등 항공 · 해운주들도 큰 폭으로 밀렸다. 코스닥지수도 367.14로 17.53포인트(4.56%) 급락했다.

강지연/유승호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