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불안과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 3월 위기설 부각, 미국 증시의 부진에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하고 있지만 개인들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연일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20일 오전 11시5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076.92로 30.18포인트, 2.73%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373.01로 11.66포인트, 3.03% 내리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다우 지수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하락,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증가 등 경제지표의 악화와 금융주 급락에 6년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원·달러 환율이 3개월만에 1500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이 같은 대외 환경 불안으로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9일째 순매도하고 있다. 현재 2075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99억원 가량 팔고 있다.

하지만 증시 주변환경 악화와 수급불안에도 개인은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거래소에서 217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65억원 매수 우위다.

곽병열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2%의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여파로 증시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유동성 개선 효과는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를 통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KB증권에 따르면 개인의 유가증권시장 매매 비중은 작년말 56%에서 최근 60%대로 늘어났다. 20일 현재는 70%에 육박하고 있다. 코스닥도 최근 93%까지 증가했다.

고객예탁금도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11조5213억원을 기록, 전월대비 1조5065억원 증가했다.

곽 연구원은 "예탁금 증가가 주식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질 경우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높으면서 최근 주식위탁 시장점유율이 오르고 있는 증권사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브로커리지 비중 50.9%), 대신증권(60.4%), 현대증권(60.5%)을 관심종목으로 꼽았다.

대우증권도 "개인들의 참여 확대는 대기매물의 증가라는 측면에서 지수 회복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지만, 심리적인 측면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라며 "작년 10월과 달리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투자심리가 완전히 위축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