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 소매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한 돈(3.75g)에 20만원을 넘어서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달갑지 않다는 표정이다. 매년 장기근속자에게 금을 주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포상자가 매년 100명을 넘고 증권 · 자산운용사가 100곳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금값 매입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굿모닝신한 대우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와 삼성투신운용 등 자산운용사들은 매년 10년 이상 근속자에게 금으로 포상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10년 근속자에게 금 다섯돈을 주고,5년 근속마다 다섯돈씩 늘려 30년 근속자에겐 25돈을 준다. 올해 예정된 근속 포상자는 10년 근속자 82명을 비롯해 △15년 65명 △20년 71명 △25년 4명 △30년 2명 등이다. 현재 금 시세를 기준으로 이 증권사가 올 창립기념일인 8월1일에 지급해야 하는 금값만 4억5000만원 수준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처럼 '30만원 어치의 금' 등으로 금액 기준으로 정한 곳도 있지만, 삼성 대우 대신증권 등은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와 같이 금으로 포상하고 있어 비슷한 처지다.

금값이 쌌던 1980년대에 만들어진 이 같은 규정은 임단협 합의사항이어서 금값이 비싼 올해도 지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회사 측으로선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임단협 사항이라 올해만 규정을 바꿔 지급할 명분이 없다"며 "환율 상승과 금 수요 급증이 겹쳐 금값이 가뜩이나 비싼 상황에서 증권사들까지 매입에 나서야해 금값이 더 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