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주식을 실명 전환하며 단숨에 주식부자 1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2004년 12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4년 3개월여만이다.

19일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이 1804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지난 18일 종가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이건희 전 회장이 2조5217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이 전 회장이 주식부자 1위에 복귀한 것은 그동안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보통주 224만5525주와 삼성전자 우선주 1만2398주, 삼성SDI 주식 39만9371주를 최근 실명 전환한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이 전 회장 일가족의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 총계는 부인 홍라희씨가 보유한 5177억원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보유한 4017억원 등을 합쳐 3조4411억원으로 평가됐다.

그 동안 4년 주식부자 1위를 지켰던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1조9468억원으로 2위로 내려앉았고, 정몽준 국회의원(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은 1조6420억원을 기록해 3위로 순위가 밀렸다.

이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조3422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8115억원),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7679억원), 구본무 LG그룹 회장(7544억원) 순이였다.

그밖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7116억원,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이 6767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6540억원, 허용도 태웅 대표가 6336억원,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이 619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1조원이 넘는 상장사 주식지분을 보유한 4명을 포함해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주식부자는 93명이었고, 이 중 여성은 8명, 코스닥 대주주는 14명이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