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물 매매에 따라 현물시장이 흔들리는 '왝더독'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가 불안한 증시 외부 환경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당분간 지속돼 현물 시장에 충격을 주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19일 오전 11시36분 현재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1017계약 순매도하고 있다. 장중 4000계약 넘게 팔며 대규모 차익프로그램 매도를 유발, 코스피 지수를 1100선 아래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다시 매도 규모가 감소하면서 지수 낙폭이 줄어들고 있다.

지수가 장중 저점을 찍은 후 외국인의 선물 환매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장마감 전까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승재 대신증권 파생상품 담당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는 헤지성 물량 외에 투기성 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동유럽 디폴트 가능성 및 GM 파산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 동안 외국인의 선물매도 여력이 많지 않다고 본 이유는 매도 물량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과 관련된 헤지 물량이라고 봤기 때문인데, 새로운 투기세력이 나타났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것.

이 연구원은 "12월 만기일 이후 현재 외국인의 누적 선물매도 규모는 3만2000계약을 넘고 있다"며 "작년 6월25일과 10월2일의 누적분과 비슷하거나 소폭 넘는 수준으로, 당시 주가가 13%, 34% 하락한 것을 감안할 때 현재 외국인 매도는 주가하락에 베팅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도 "동유럽 위기가 표면화되면서 유럽 지역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외국인 선물매도는 이에 대한 선제적인 헤지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헤지성 매도이든, 단순 투기적 매도이든 두가지 경우를 모두 감안해도 현재 외국인 매매는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환매수가 이뤄진다 해도 지수 급락 절정기에 이뤄지기 보다 분할해서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