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硏 "기업들 실질적 이익 별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가격이 올해는 약세를 보이겠지만 기업들에 큰 이익이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환율이 큰 폭으로 올라 원자재가 하락을 상쇄하고 경기침체로 해외 수요가 줄면서 국산 수출품 가격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9일 내놓은 '국제 원자재가 전망' 자료에서 올해 원자재 가격 전반이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하향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환율과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기업들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의 경우 세계 31개 분석기관의 올해 전망치 평균이 온스당 900.40달러로, 지난해(871.80달러)보다 오르겠지만 나머지 원자재 가격은 대체로 하향 전망이 우세하다는 게 무협의 분석이다.

무협은 각국 분석기관의 자료를 토대로 원유(서부 텍사스산 원유 기준)는 지난해 평균 99.92달러에서 올해는 57.70달러로, 전기동은 같은 기간 t당 6천883.72달러에서 3천875.20달러로 급락하고 니켈 가격 역시 2만1천221.63달러에서 1만3천75달러선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업협회가 집계하는 수입원자재 가격지수도 지난해 7월 453.5에서 올해 1월에는 214.23으로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가 하락으로 수출업계의 부담이 다소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환율이 높아 국내 수입 가격은 그다지 하락하지 않음에 따라 실질적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원자재가 하락으로 국산 제품의 수출가격 역시 하락하고 있어 수출 증가가 쉽지 않은데다 각국 동반 경기부양책으로 하반기부터 수요가 살아나면 원자재 가격도 상반기에 비해서는 오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은 "지난해 수출 2위 품목인 석유제품은 원유가 하락으로 제품가가 떨어지면서 수출 감소를 면하지 못할 전망"이라며 "무역업체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주시하면서 가능하면 저렴할 때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