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재평가 차익이 늘었다고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세계 4대 회계법인의 하나인 영국 언스트앤영의 제임스 일스 글로벌 가치평가 사업부문 대표는 18일 "자산재평가는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지만 해당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설사 자산재평가를 계기로 주가가 올랐더라도 곧 제 자리를 찾아가게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일스 대표는 다만 자산재평가를 앞당겨 실시하고,키코 관련 손실 등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하는 것을 일정 기간 유예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에도 각국 정부들이 회계의 완벽한 투명성보다는 시장의 안정을 택했다"며 "지금 상황은 이보다 더 안좋거나 비슷해 투자자가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이 같은 유예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스 대표는 1988년 언스트앤영에 입사한 이후 20여년간 줄곧 기업의 가치평가 업무를 맡고 있는 베테랑이다. 영국의 주식과 기업가치 평가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ICAEW(영국공인회계사회)와 영국법률협회에 가치평가 전문가로 등재돼있다. 그는 한국이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확정한 데 따라 언스트앤영 한국법인의 기업의 가치평가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방한했다.

일스 대표는 한국이 IFRS 도입으로 가치평가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국제 기준의 틀 안에서 기업의 의견을 취합해야 하며,기업들은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를 잊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IFRS를 도입하면 자산 가치를 의무적으로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주가 관리를 하기보다 투자자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