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말부터 2월초까지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다시 매도로 돌아서 수급의 부담이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안정 없이는 외국인의 귀환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775억원어치 팔았다. 6거래일동안 총 8350억원을 순매도했다. 선물시장에서도 5497계약 순매도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26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외국인이 재차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외환시장의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유럽 금융위기 부각에 따른 투자자금 회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올 1월 1300원대에서 횡보하던 원·달러 환율은 슬금슬금 올라 17일 1455원을 넘어섰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은행권의 외화차입이 어려워 자금 부족 문제를 겪을 것이란 우려에 외환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등 은행지주사들은 외국인 순매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대두되며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지고 있고, 유럽 화폐가치 급락 및 신용부도스와프(CDS)의 가파른 상승으로 유럽발 금융위기설이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중원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외국인이 '바이코리아'에 나섰던 가장 큰 이유는 환율 및 금융시장 안정"이라며 "이 두 요인이 다시 흔들리면서 외국인 매매도 불안정해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2007~2008년 한국시장에 대한 매도 규모를 볼 때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추가 매수할 여지는 남아있다"며 "장기적으로 7조~10조원은 더 매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