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유학생 자녀를 둔 가족에게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 원 · 달러 환율은 지난해 1월2일 936원90전에서 최근 1400원대로 50% 정도 급등했다. 1년 새 송금해야 할 돈이 1.5배로 늘어난 셈이다.

유학생이 많이 나가 있는 지역은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일본 중국 등이다. 원화 가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많이 떨어져 이들 국가의 통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반적으로 다 올랐다. 특히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지난해 초보다 30% 이상 올랐다. 원 · 엔 환율은 작년 초 100엔당 838원20전에서 최근 1500원대로 80% 정도 급등했고 같은 기간 중국 위안은 약 50%,유로는 약 30% 올랐다.

유학생들이나 장기 출장,여행을 가는 사람들에게 환테크가 재테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하락세를 보이던 원 · 달러 환율은 새해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더니 어느덧 1400원대를 돌파했고 이제 전 고점이던 1510원대 고지까지 넘볼 태세다. 기러기 아빠들에겐 또다시 시름의 계절이다.

특히 연초에는 등록금 등 송금액이 많은 시기여서 고민이 깊어간다. 그동안 환율 상승 때문에 당장 급한 생활비만 보냈겠지만 이번에는 학비와 생활비를 함께 목돈으로 보내야 해 송금을 미루기도 쉽지 않다. 환율이 당장은 떨어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국내 외환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환율이 상반기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하반기에 1100원대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같은 지정학적 문제까지 불거져 쉽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환율 하락기인지,환율 상승기인지에 따라 환테크 전략은 크게 달라진다. 여전히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할 때 일부를 분할 매입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수수료를 절약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하면 달러를 사거나 송금하는 시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외화예금을 통한 분산 매입을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적립식 펀드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처럼 가격 변동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은행들은 다양한 외화예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매달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넣거나 돈이 생길 때마다 넣을 수 있는 적금상품이 있고,환율이 낮을 때마다 조금씩 달러를 살 수 있도록 본인이 지정한 환율에 도달했을 때 달러를 구매하는 자동 환전 기능을 갖춘 상품도 있다. 호주 달러나 뉴질랜드 달러로 예금하는 1년 만기 상품은 연 7%대 금리를 보장한다. 유학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도 있다.

또 연초에는 대부분 은행들이 환전 · 송금 이벤트 행사를 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 은행들은 새학기 학자금과 생활비 송금 시즌에 맞춰 환전 · 송금 수수료 할인,여행자보험 무료 가입,거래금액에 따른 환율 우대,기프트카드,국제전화 이용권 경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