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 물밑서 `꿈틀'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갈수록 꽁꽁 얼어붙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해빙 조짐을 보이면 상장을 기다리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여 IPO 시장이 살아날 거라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사와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곳은 유가증권시장은 아예 없고, 코스닥시장은 7개사에 불과하다.

아직 1년의 ⅛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2008년 270곳(코스피 56, 코스닥 214), 2007년 405곳(코스피 60, 코스닥 345)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기록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상장을 위한 준비 단계로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거래소에 제출한 기업도 올해 하나도 없고, 공모 일정도 3월까지 텅텅 비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증시 침체 여파로 기업들이 예상했던 만큼 공모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상장을 미루거나 취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상장을 대기 중인 기업들이 밀려 있어 증시 상황이 호전된다면 1분기에 IPO시장이 바닥을 치고 2분기부터 주식시장에 데뷔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상장심사를 통과해 상장 예정인 기업은 코스피 10곳, 코스닥 25곳으로 총 35곳에 이른다.

특히 SK C&C, 진로, 롯데건설 등 대어급들이 다음달까지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5~6월까지는 주권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또 이후로도 포스코건설, 대우캐피탈, 동양생명 등이 상장예비심사 유효기간 만료를 맞는다.

또 한상(韓商)기업을 필두로 해외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총 23개의 해외기업이 국내 증권사와 현재 주간사 계약을 맺고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코스피 1곳, 코스닥 3곳은 이미 상장심사를 마친 상태다.

이 가운데 미국 국적의 3개사와 베트남 1개사 등은 한상(韓商)기업으로 알려졌고, 한국인이 회장으로 있는 '라오스 국민기업' 코라오그룹의 자회사인 코라오디벨로핑도 올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최근 공개적으로 밝혔다.

IPO 시장이 살아나기 위한 선결과제는 증시의 상승 기조 정착이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공모시장이 좋아지려면 증시가 우선 좀 더 올라야 한다"며 "그러나 일부 기업은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상장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