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한강구조조정기금이 10년여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강구조조정기금은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 청산된다. 1998년 설립된 이후 10년여간의 총 투자액은 7000억원이며 누적 수익은 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수익률이 2.1%에 그쳐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구조조정기금은 외환위기 여파가 몰아치던 1998년 9월 성장성은 있지만 일시적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은행 보험 종금사 등 22개 금융회사가 출자해 만든 뮤추얼펀드다. 이어 1999년 12월에는 일반 공모를 통해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아 증시에 상장됐다가 2004년 상장 폐지됐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무관한 벤처기업에 투자하거나 투자 과정에서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 설립 때부터 줄곧 외국계 운용사에 운용을 맡겨 외국인만 배불려주는 기금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