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계획에 대해 미국의 금융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최대 2조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부어 금융시장을 안정을 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지만, 월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의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뉴욕 주가는 곤두박질 치면서 결국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381.99포인트(4.62%)나 폭락, 7,800대로 밀렸다.

CNBC는 정부 계획의 불확실성이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이트너와 FRB가 놓은 방안에 아직 구체적인 시행계획이 없기 때문에 무엇이 변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이 실망하고 있는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다.

월가에서 회자되는 가장 오래된 금언 중 하나가 바로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는 것.
콜로라도 캐피털뱅크의 데이비드 트위벨 행장은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할지 당분간 지켜본 연후에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계획이 최종판이 아니라는 것도 문제다.

투자자문회사 하포트의 수석 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정부의 계획이) 시간을 두고 여러 차례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어떤 부분은 작동하고 어떤 부분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확실하지만 지금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트위벨 행장도 "문제는 부실 자산의 가격을 어떻게 매기고 그것을 어떻게 구조화하는가"라며 정부가 좀 더 구체적인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채권시장의 버블이 우려된다는 것도 이번 금융안정정책이 안고 있는 문제다
바이스 리서치 머니마켓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라슨은 "돈을 빌리고 쓰고, 빌리고 쓰고 하면서 나중에 돈을 찍어내면 된다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그러나 아무도 예기치 않은 결과에 대해서는 말하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 부채가 누적되는 경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누적된 국채는 결국 금리 상승압력을 불러일으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기대를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P통신은 10일 정부의 새로운 처방에도 불구, 은행의 자산 손실이 계속 늘어날 것이며 이에따라 신용 흐름을 원활히 하려면 추가로 수천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많은 금융전문가들이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 대해 "불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