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금융구제책 실망감에 출렁댔지만 개인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줄이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11일 오전 10시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178.74로 20.13포인트(1.68%) 하락하고 있고, 코스닥 지수는 377.59로 2.67포인트(0.70%) 내리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금융안정계획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결여됐다는 평가와 함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탓에 증시가 출렁댔다.

미 재무부는 기존에 논의되던 정부 주도의 배드뱅크 설립 대신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민간 자금을 끌어들여 은행권 부실자산을 인수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부동산 침체와 금융위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민간 자금의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여파로 10일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381.99포인트(4.62%) 급락했고, 한국 코스피 지수도 개장 후 1160선 초반까지 밀렸다. 코스닥 지수도 370선을 위협받았다.

하지만 개인이 전방위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의 낙폭이 점점 줄고 있다.

현재 개인은 코스피, 코스닥, 선물시장에서 각각 645억원, 164억원, 2678계약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 대응하고 있다. 철강금속과 운수장비, 운수창고, 건설 등을 사들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최근 투자심리가 안정되면서 웬만한 악재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며 "그 동안 시장이 오르면서 진입 시기를 놓쳤던 개인 투자자들이 악재에 따른 하락을 기회삼아 단기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파트장은 "미국 구제금융책에 대한 실망감이 나오고는 있지만 은행 부실자산 처리 문제가 국내와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1400원 위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도 상승폭이 조금 줄어 14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채권값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은 금리는 3.69%로 4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 하락하고 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