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200선에 진입하며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 증시에 훈풍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 효과로 중국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정책 기대감이 이끄는 장세…"2500도 가능"

지난 9일 한국 증시는 미국 경기부양책과 금융구제법안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투신 매도세와 무디스의 한국은행 신용등급 하향조정이라는 악재에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노무라의 실적부진과 주가 폭락 등에 8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224.71로 43.47포인트, 1.99% 오르며 마감했다. 선전거래지수는 315.79포인트, 4.06% 급등한 8087.69로 마쳤다. 거래대금이 급증해 두 시장 합쳐 2354억위안을 기록했다.

비철금속, 석탄 등이 주도주로 부상해 증시를 이끌었다.

대우증권은 "중국 주택관련관리처가 국무원에 부동산 산업 장기 발전 계획안을 제출했다는 소식과 1월 부동산 거래 증가 소식에 부동산 관련주들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건화물운임지수(BDI)가 14일 연속 상승해 세계 최대 건화물업체인 중국원양(COSCO)이 급등했다.

홍콩 증시도 미국과 본토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소폭 상승했다. 항셍지수는 1만3769.06으로 전일대비 114.02포인트, 0.84% 올랐고, H지수는 7754.57로 55.90포인트, 0.7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정책 재료를 발판으로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조용찬 한화증권 연구원은 10일 "정책효과, 경기회복, 기술적 저항선 돌파라는 세가지 재료가 중국 증시의 반등 랠리를 이끌고 있다"며 "2300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점쳤다.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부양책으로 8%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해졌고, 1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5.3%로 12월 대비 4.1%포인트 오르는 등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기술적 측면에서 2개월간 박스권인 1800~2100선을 돌파해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거래량 급증으로 지수 고점인 2333(2008년 9월19일)을 돌파할 경우 2500까지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한국 증시에 호재…수출주 관심

중국 증시의 강세는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반가운 소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1월 기준 한국의 중국, 미국,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은 각각 23%, 12.4%, 7.6%로, 중국 비중은 2000년 이후 12.3%포인트 올랐고, 미국 비중은 9.4% 감소했다"며 "중국 내수 경기 성장은 국내 수출 경기에 호재"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작년 11월 발표한 경기부양책 중 소비관련 재정지출은 16% 밖에 진행되지 않아 추가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국제유가 하락, 중국 통화가치 강세도 소비경기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내수소비 성장로 철강, 화학, 기계 등 산업재와 자본재 뿐만 아니라 IT, 자동차와 같은 경기소비재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9일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줄고 있다며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LG화학, KCC, 한화석화,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중국관련주가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승범 한화증권 연구원은 "중국 춘절이 마무리된 후 LCD 패널 주문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 패널 업체의 가동률도 크게 높아졌다"며 "올해 중국 시장이 한국 LCD 업체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