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개별 종목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수가 당분간 박스권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재료를 보유한 종목이나 업종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실제 상당수 종목은 최근 박스권 장세에서도 100% 이상 급등하는 등 중소형주 주도의 종목장세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 지수는 0.52% 떨어진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0.55%와 0.82% 상승했다. 이처럼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상승 탄력이 커진 현상은 지수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11일 이후 이날까지 3개월간 대형주는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6.2%만큼 올랐지만 중형주는 7.2%,소형주는 9.6% 상승해 시장 평균을 웃돌았다.

종목별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대비 코스피지수는 이달 9일까지 8% 상승에 그쳤지만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100% 이상 급등한 종목은 16개,50% 이상 상승한 종목은 95개에 달한다. C&우방랜드(248.48%) NI스틸(225.40%) 알앤엘바이오(210.32%) 등은 상승률이 200%를 넘었다.

코스닥지수 역시 지난해 10월 말 이후 22% 올랐지만 48개 종목의 주가는 100% 이상 상승하는 등 종목장세 양상이 확연하다. 풍력발전과 태양광 하이브리드 발광다이오드(LED) 등 정부의 그린 뉴딜정책 수혜주들이 대표적이다. 경기방어주로 평가받는 게임 제약 통신 반도체 부품업체들도 실적이 괜찮은 종목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풍력발전 부품주인 용현BM은 작년 10월 말 대비 235.7%나 급등했다.

홍호덕 아이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실적 부진 때문에 지수 전체의 상승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경기부양책과 녹색성장 등 테마별로 개별 종목들이 시세를 내는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수익률 관리를 위해 재료를 보유한 중소형주를 편입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기관과 개인들이 추격 매매에 나서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며 "개인의 경우 일부 급등주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영/문혜정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