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대안 투자처를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기존에 해 오던 투자방식으로 만족스러운 수익을 낼 수 없다면 지금까지는 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투자처로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멀쩡한 돈을 놀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마땅치 않은 돈이 있다면 단기상품에 넣어두면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금 적립 상품 수익률 '짭짤'

금은 경기침체기에 1순위 대안 투자처로 꼽힌다. 경제위기 시에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금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 신한 기업은행이 금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시입출금식 또는 적금식으로 돈을 계좌에 넣으면 그 액수에 해당하는 양의 금이 적립되고 만기가 됐을 때 시세에 따라 환산한 금액을 돌려받는 구조다.

국제 금값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금 관련 예 · 적금의 수익률은 여느 예 · 적금이나 펀드에 비해 높은 편이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금 적립'은 지난 5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이 45.17%,최근 1개월간 수익률이 151.2%에 이른다. 기업은행의 '윈클래스 골드뱅킹'은 지난해 1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평균 53.3%의 수익을 냈고 지난해 6월부터 판매된 국민은행 'KB골드투자통장'은 현재까지 평균 16.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 상품의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금 시세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율 변동에 따라서도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 투자는 전체 투자자산의 10~20% 이하가 적당하고 환율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장치를 해 놓는 것이 좋다.

◆여윳돈은 단기상품에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이 만기가 됐을 때 돈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다. 특별한 용도가 생기거나 새로운 투자처를 정하기 전까지 3개월 이하의 공백이 불가피하다면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비롯한 단기 상품이 유용하다.

우리은행의 '고단백 MMDA'는 1000만원 이상 맡겨두면 연 2.1%의 이자가 붙고 예치 기간이 100일을 넘어가면 연 3.4%의 이자율이 적용된다. 하나은행의 '수퍼플러스' 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연 2.25%의 이자가 지급된다. 다만 최근 결산기의 평균 잔액이 50만원 미만이면 이자가 붙지 않는다.

단기특정금전신탁(MMT)은 고객이 맡긴 돈을 은행이 운용해서 수익을 낸 뒤 돌려주는 상품이다. 투자처는 고객과 은행이 사전에 약정하기 나름인데 주로 콜론(은행 간 단기대출)이나 자산담보부증권 기업어음 등에 투자한다. 최저 가입금액이 1000만~2000만원으로 큰 편이어서 거액 자산가와 법인 고객이 주로 이용한다. 현재 각 은행이 판매 중인 MMT의 목표 수익률은 연 2.8~3.0% 수준이다.

◆ELD도 최저 이율 보장

한때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각광을 받았던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은 최근에는 인기가 시들해진 상황이다. 지난해 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정기예금에도 못 미치는 상품이 많았던 데다 주가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은행 스스로도 상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흐름이 안정을 되찾으면 ELD가 다시 대안 투자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또 과거 ELD가 수익을 전혀 못 낼 수도 있게 설계됐던 것에 비해 요즘에는 최악의 경우에도 일정 비율의 이자는 지급되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판매 중인 ELD로는 하나은행의 '지수플러스 정기예금'이 있다. 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25% 이상이면 연 6%,결정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80% 이상~125% 미만이면 연 4.0%의 이자가 지급된다. 결정지수가 기준지수의 80% 미만으로 떨어지더라도 연 1%의 이율이 적용된다. 과거 ELD 상품이 최고 연 30%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최고 수익률은 낮지만 최저 연 1%의 이율이 보장되고 상품 구조가 단순해져 고객이 이해하기가 쉬워진 것이 장점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