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원금이 회복될까"

연초 회복세를 띠던 국내외 증시가 지루한 횡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해야 하는 펀드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오래 묵힐수록 제맛을 내는 된장처럼 펀드는 장기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격언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실제로 5년 이상 묵은 장기 주식형펀드들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가 폭락을 겪고도 높은 장기수익률을 유지하며 꿋꿋이 버티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 10억원의 이상, 설정 기간 5년 이상의 주식형펀드는 총 170개로, 4일 기준 순자산으로 가중평균해서 산출한 최근 5년 동안의 평균 누적수익률이 70.07%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 43%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170개 중 절반인 85개가 5년 동안 시장 평균을 웃도는 투자 성과를 거뒀으며, 손실을 낸 펀드는 1개에 불과하다.

또 설정 후 누적수익률이 100%를 웃도는 펀드는 66개에 달했다.

2001년 7월 설정돼 8년차로 접어든 간판 장기펀드인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은 5년간 누적수익률이 127.41%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설정후 누적수익률도 465.34%로 가장 좋다.

앞서 2001년 2월 설정된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은 5년 수익률이 96.45%, 설정후 수익률은 423.36%에 이른다.

1999년 바이코리아펀드 열풍의 주역인 '푸르덴셜나폴레옹정통액티브주식 1'은 출시 수개월 만에 맞은 대우그룹사태와 IT버블 붕괴로 반 토막이 났지만, 이후 원금을 회복한 뒤 현재까지 설정 후 누적수익률이 209.71%를 기록하고 있다.

1970년 5월 설정된 국내 첫 펀드로 15년 동안 방치됐다가 2005년 재정비된 '하나UBS안정성장1월호주식'는 설정 후 수익률이 225.93%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26.70%로 한때 -50% 밑으로 추락했던 데 비하면 상당히 회복된 셈이지만, 본전을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해외주식형펀드는 회복됐다지만 1년 평균 수익률이 -47.80%로 여전히 반 토막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회복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회복 시간을 단축시기 위해선 수익률 회복이 더딘 펀드 대신 탄력적인 펀드로 갈아타거나,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적립식 투자로 전체 매입 단가를 낮추는 등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 보듯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선 단기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뚝심 있게 버티는 장기투자를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는 "지금 포기한다면 손실을 만회할 기회는 사라지게 된다"며 "시간이 걸려도 회복된다는 믿음을 갖고 기다린다면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