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연일 주가 박스권에 베팅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순매도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매매전략은 7일째 '사자' 주문을 내고 있는 외국인과 대조적이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코스피지수는 5일 오후 한때 박스권의 상단인 1200선을 돌파했지만 곧바로 개인투자자들의 차익 매물이 늘어나며 1.46% 밀린 1177.88로 끝났다. 낮 12시 100억원 수준이던 개인들의 순매도는 오후 들어 지수가 1200선을 돌파하자 1900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인들이 박스권 장세에서 단기 매매에 주력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다. 개인들은 장이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장중 800선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10월27일부터 이날까지 개인들은 코스피지수가 상승한 38일 가운데 30일을 순매도했고,코스피지수가 하락한 31일 가운데 25일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닷새 연속 상승세를 타며 1228선까지 올랐던 연초 상승장에서도 개인은 차익 실현에 주력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1조520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들은 2조2300억원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하면서 박스권 돌파 시도를 무위로 돌렸다. 반면 설연휴 직전 코스피지수가 1100선이 무너졌을 때는 나흘간 9500억원가량을 사들이며 시장 안전판 역할을 했다.

이 같은 개인들의 매매전략은 주가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경기지표가 불확실하고 기업 실적도 좋지 않은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박스권 돌파가 어렵다고 보고 단기 매매에 치중하고 있다"며 "외국인이 환율 하락에 따른 차익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시각으로 연일 순매수 중인 것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의 연일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1200선 이상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한층 강화되고 있어 박스권 돌파가 쉽지 않은 양상"이라며 "주식형펀드의 환매 증가로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