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석달만에 1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생존을 위한 '치킨게임'이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5일 오후 1시 39분 현재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580원(6.09%) 오른 1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째 오르는 강세다. 하이닉스가 1만 원대에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14일이후 석달여만이다. 삼성전자도 2.5%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날 증권업계의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4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은 7820억원, 매출액은 1조512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현중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주의 강세에 대해 "그동안은 향후 경기 악화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며 "D램 산업이 수요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급감소 등에 의한 영향도 크다는 점 등 길게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시각이 늘어나는 것은 전세계 반도체 업체들간의 치킨게임이 마무리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프로모스와 파워칩 등 대만 D램 업체들이 정부에 공적자금을 요청한 가운데 세계 D램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메모리가 정부에 수백억엔 규모의 공적자금을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키몬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대만의 파워칩, 프로모스도 정부가 파산을 막아주고 있지만 설비의 유지보수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반도체 가격이 (수요회복이 없더라도 공급감소만으로도) 대만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상승할 것이고 이 수준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수익성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